참고노트

PSST 사업계획서, 심사자는 각 항목에서 무엇을 확인하나

정부지원사업 표준 양식인 PSST의 네 칸을 '심사자가 확인하려는 질문'으로 바꿔 정리했습니다. 점수가 실제로 갈리는 지점과 감점이 몰리는 문장까지.

이 글의 목차 (9)
  1. 한 줄 답
  2. PSST가 뭔가
  3. Problem — “이게 진짜 문제인가”
  4. Solution — “당신이 풀 수 있나”
  5. Scale-up — “커질 수 있나”
  6. Team — “이 팀이 할 수 있나”
  7. 감점이 몰리는 문장들
  8. 발표 평가까지 생각하고 쓰기
  9. 정리

한 줄 답

PSST의 네 칸은 목차가 아니라 심사자가 순서대로 던지는 네 개의 질문입니다. “진짜 문제인가 → 당신이 풀 수 있나 → 커질 수 있나 → 이 팀이 할 수 있나”. 이 순서를 지키지 않은 사업계획서가 감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PSST가 뭔가

Problem(문제 인식) · Solution(실현 가능성) · Scale-up(성장 전략) · Team(팀 구성)의 머리글자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계열 창업지원사업의 사실상 표준 양식이라, 예비창업패키지든 초기창업패키지든 양식을 열면 이 네 덩어리가 나옵니다.

문제는 이걸 네 개의 독립된 서술 항목으로 이해하는 순간 글이 무너진다는 겁니다. 네 칸은 하나의 논증이고, 앞 칸이 뒤 칸의 전제입니다. 문제가 부실하면 아무리 잘 쓴 솔루션도 “그래서 왜 필요한데?“에서 멈춥니다.

Problem — “이게 진짜 문제인가”

가장 많은 분량을 쓰고도 가장 많이 깎이는 칸입니다. 원인은 대개 하나, 문제를 자기 감상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잘 안 되는 문장: “많은 사람들이 ○○에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확인되는 문장: “○○ 업무를 하는 △△ 담당자 12명을 인터뷰한 결과, 9명이 이 작업에 주 3시간 이상을 쓰고 있었습니다.”

심사자가 이 칸에서 확인하려는 건 문제의 존재가 아니라 당신이 그 문제를 직접 관찰했는가입니다. 통계 인용은 문제의 크기를 증명하지만, 당신이 그 시장 안에 있다는 건 증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부 통계 세 줄보다 고객 인터뷰 다섯 건이 더 셉니다.

체크할 것:

  • 고객이 누구인지 한 문장으로 특정되는가 (연령·업종·직무 단위까지)
  • 문제를 2~3개로 분리했는가 (하나로 뭉뚱그리면 솔루션도 뭉뚱그려진다)
  • 기존 해결책이 왜 부족한지를 썼는가 — 이게 없으면 “이미 있는 거 아닌가”로 끝난다
  • 근거가 1차 자료인가 (인터뷰·설문·현장 관찰 > 뉴스 기사)

Solution — “당신이 풀 수 있나”

여기서 흔한 실수는 기능 나열입니다. 화면 캡처를 열 장 붙이고 기능을 설명하면, 심사자에게는 “그래서 앞의 문제 중 무엇이 해결됐다는 거지”가 남습니다.

솔루션 칸은 앞 칸에서 나눈 문제 2~3개와 일대일로 대응시켜야 합니다. 문제 1에 대응하는 기능, 문제 2에 대응하는 기능. 이 대응이 눈에 보이면 그 자체로 논리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게 현재 진척도입니다.

  • 지금 어디까지 만들었나 (아이디어 / 기획 완료 / 프로토타입 / 베타 / 매출 발생)
  • 협약 기간 안에 무엇을 끝낼 건가
  • 그걸 끝내는 데 정부지원금을 어디에 쓸 건가

마지막 항목이 사실상 이 칸의 핵심입니다. 지원사업은 아이디어에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자금 사용 계획을 심사합니다. “개발비 5,000만 원”이 아니라 “백엔드 개발자 1명 6개월 계약, 월 ○○만 원” 수준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Scale-up — “커질 수 있나”

가장 부실하게 쓰이는 칸입니다. 대부분 시장 규모(TAM/SAM/SOM)를 그려놓고 끝냅니다. 그런데 심사자가 확인하려는 건 시장의 크기가 아니라 당신이 그 시장으로 가는 경로입니다.

써야 할 것:

  • 첫 고객 100명을 어디서 데려올 것인가 (채널이 구체적일수록 강하다)
  • 유료 전환이 일어나는 지점과 단가
  • 협약 종료 후 12개월 매출 계획과 그 근거
  • 확장의 순서 — 지역 → 전국인지, 소상공인 → 중견인지, B2C → B2B인지

시장 규모는 “내가 노리는 조각”이 어디인지 표시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100조 원 시장이라고 쓰고 그중 어디를 어떻게 먹을지 없으면, 큰 숫자가 오히려 신뢰를 깎습니다.

Team — “이 팀이 할 수 있나”

배점이 가장 낮은 칸이라 분량을 줄여도 되지만, 딱 하나는 반드시 연결해야 합니다. 앞에서 정의한 문제와 팀의 경력이 붙어 있는가.

경력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면 이력서지 사업계획서가 아닙니다. “○○에서 △△를 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안다”, “이 기술을 구현할 사람이 팀 안에 있다”로 다시 써야 합니다.

빈 자리가 있다면 숨기지 말고 채용 계획으로 쓰는 게 낫습니다. 심사자는 완벽한 팀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구멍을 인지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감점이 몰리는 문장들

실제 서류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패턴입니다.

  • “혁신적인”, “획기적인”, “차별화된” — 형용사로 주장하고 근거가 없는 경우. 형용사를 지우고 문장이 남지 않으면 그 문장은 비어 있는 겁니다.
  • 경쟁사 없음 — 경쟁사가 없다는 건 대개 시장이 없다는 뜻이거나 조사를 안 했다는 뜻입니다. 대체재라도 반드시 씁니다.
  • 매출 전망이 3년 차에 갑자기 꺾여 올라감 — 근거 없는 하키스틱은 나머지 숫자의 신뢰까지 깎습니다.
  • 양식의 안내 문구를 지우지 않음 — 회색 예시 문구가 남아 있으면 검토조차 성의 없이 읽힙니다.
  • 분량 초과·서식 위반 — 페이지 제한을 넘기면 초과분이 아예 심사에서 배제되는 회차도 있습니다.

발표 평가까지 생각하고 쓰기

서류를 통과하면 대개 발표 평가가 붙습니다. 서류에 없는 내용을 발표에서 새로 꺼내면 감점입니다. 반대로 서류에서 약했던 부분은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쓸 때부터 “이 문장에 심사위원이 무엇을 물을까”를 붙여두면 두 번 일하지 않습니다. 특히 매출 추정과 자금 사용 계획은 거의 항상 질문이 들어옵니다.

정리

  • PSST는 목차가 아니라 순서 있는 논증 — 앞 칸이 뒤 칸의 전제다
  • Problem은 통계가 아니라 직접 관찰을 증명하는 칸
  • Solution은 기능 나열이 아니라 문제와 일대일 대응 + 자금 사용 계획
  • Scale-up은 시장 크기가 아니라 첫 고객 100명을 데려오는 경로
  • Team은 이력서가 아니라 문제와 경력의 연결
  • 형용사로 주장한 문장은 전부 근거 문장으로 바꿔 쓴다

양식과 배점은 사업·회차마다 다릅니다. 실제 작성 전 해당 회차 공고문에 첨부된 사업계획서 양식과 평가표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근거 자료

공고와 지침은 회차마다 바뀝니다. 신청 전 반드시 위 원문에서 최신 회차를 확인하세요.

이든

창업·투자 분야에서 기업 심사 실무를 하고 있습니다. 지원사업 서류를 심사하는 쪽과 쓰는 쪽을 모두 겪으며 정리한 내용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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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ST#사업계획서#예비창업패키지#창업진흥원#서류심사